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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행부 having 일기

2022년 마지막 회사에 입사를 했다.

by 오늘도 행복한 부자 2023.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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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7일, 지금의 회사에 입사를 했다.

면접때가 기억난다. 내 전공과 13년간 일해 온 경력이 화려하다고 인정받아서 감사했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경력단절이라도 재취업을 전공살려 할 수도 있긴하지만,

너무 머리아프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벌이로는 팍팍한 생활에 때때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보았는데,

주식같은 변동성 큰 시장에 참여하기에는 너무 걱정이 많은 성격이고,

내 마음처럼 매매가 되지 않은 부동산 시장에는 참여했다가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래서 어쩌다 했던 공모주를 하다보니, 내 성향에는 이게 딱이다 싶었는데

2023년 초 LG 에너지솔루션으로 크게 번 이후로는 아무런 성과가 없었고,

앞으로도 쭉 그럴것만 같아서 불안했었다. 

 

그 언저리쯤 하필 둘 째 아이의 어린이집이 7세반이 없어진다 하여 옮겨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였고, 

아파트 단지 내 시립 어린이집에서 입학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예전 맞벌이 때 순위로 신청해둔 우선순위여서 취업준비 증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급조로 사람인에 로그인 하고, 팝업이 뜨는 회사 두 곳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였다.

그래도 그 전 날 밤에 입사지원서 뒷부분을 채우느라 밤을 새는 노력을 기울였다.

 

아이는 어린이집 입소확정을 받았고, 이력서를 낸 사실은 까마득히 잊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회사로부터 면접 제의 전화를 받았다. 생각도 안 해본 일이라, 얼마나 놀랐던지... 

내가 지원한 부서는 경력과 관련이 없어서 다른 부서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왔으니 괜찮으면 나와달라는 내용.

일을.. 다시 한다고?? 뭔가 자신은 없었지만, 연초에 봤던 사주도 생각이 나고.. 

면접에 간다고 다 붙는 것도 아니고, 한 번 가보자 싶었다. 

(정말 내 단골 철학관인데 어쩜 이렇게 맞아 떨어지는지 신기하다.)

 

결과는  패스. 면접비도 받고, 대표님 두 분과 인사권자 몇몇, 그리고 뽑으려 했던 부서의 팀장과의 면접이었는데

편안하고, 대화같은 면접. 

혹시나 하고 출퇴근 시간 탄력적 조절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더니 

어린 아이를 배려해서 10시 출근, 4시 퇴근이라는 배려를 받았다. 

연구소에서 일을 했고, 예전에 했던 업무에 비하면 스트레스도 없고, 직장 동료들도 모두 나보다 어리고 

심지어 연구소장님도 나보다 어린 상황.

경단 이후 재취업이라 나는 그런건 개의치 않는데 아마 직장동료들이 적잖게 놀란것 같다.

40대의 직장동료..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 같다. ㅎㅎ

 

24살 첫 직장에 들어가서 빡센 실험 분석과 세미나, 교육 등등 그리고 저녁 9시면 불이 꺼지는 동네에서의 자취생활.

내 직장 생활에 대한 로망과는 거리가 멀었다.

드라마에서도, 내가 살아오던 동네에서도 전혀 접해보지 못한 풍경들.

그 로망을 40대가 되어 다니는 직장에서 풀어볼 수 있을까?

나는 블라우스와 정장바지들을 많이 샀다. 구두도 사고, 화장품도 사고  ㅎㅎ 

도시로의 출퇴근에 대한 기대가 좀 있었다.

그렇게 두 어달은 새로움에 취해, 때때로 지하철에 몸을 실은 나를 보며 현타에 빠지기도 했지만, 

즐겁게 다녔다.

일도 생각보다 너무 수월했고, 직장동료들도 너무 너무 좋았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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